[국감현장]재벌 증인 국감 불출석 논란…보여주기식 회의론도
[국감현장]재벌 증인 국감 불출석 논란…보여주기식 회의론도
  • 편집국
  • 승인 2019.10.03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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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옥동 LG화학 사장이 마이크를 들고 2일 열린 산자위 국감에서 발언하고 있다.(김동규 기자)© 뉴스1


 GS그룹 4세 경영인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이 해외 출장을 이유로 지난 2일 국회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국정감사 증인 명단에서 빠진 것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허 사장이 1일 싱가포르에서 혼자 골프를 치는 모습을 MBC가 보도하면서 ‘국정감사에는 안나오고 해외 골프를 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다.

이에 대해 GS칼텍스는 “미리 예정된 일정에 따라 원유도입 안정성 확보를 위한 주주사 미팅으로 간 출장이었고, 회의 장소가 클럽하우스 내 회의실이었다”며 “해외출장 일정을 감안해 사전에 증인변경 신청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장소 때문에 오해를 받은 것이지, 허 대표가 중요한 미팅 때문에 불가피하게 국감에 불참했다는 것이다.

허 사장은 여수산업단지 오염물질 배출량 조작사건과 관련해 2일 산자위 국감에 증인으로 채택돼 출석이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2일 오전 여야 간사협의를 통해 증인에서 빠지고 대신 김기태 GS칼텍스 사장이 대신 출석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신학철 LG화학 대표, 김창범 전 한화케미칼 대표이사도 증인에서 철회됐고, 대신 손옥동 LG화학 사장, 이구영 한화케미칼 대표이사가 증인으로 급 출석하게 됐다.

허 사장의 국감 불출석으로 인해 과거 신동빈 롯데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의 국감 불출석까지 함께 회자되고 있다. 그러나 재벌 총수들이나 사장들을 국감에 불러세우는 것이 정말로 필요한 것인가에 대한 회의론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 © News1

 

 


◇엄격한 비판 좋지만 보여주기식 증인 채택은 비효율적

LG화학, GS칼텍스, 한화케미칼,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의 사장들은 2일 산자위 국감에 참여해 여수산단 오염물질 배출량 조작에 대해 다시 한 번 사과했다. 손옥동 LG화학 사장, 김기태 GS칼텍스 사장, 이구영 한화케미칼 대표이사,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문동준 금호석유화학 사장은 이구동성으로 “여수시민에게 심려를 끼치게 돼 송구하고, 재발 방지와 보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여수산업단지 대기오염 측정 조작은 여수산단 지역 235개 배출사업장이 4곳의 측정 대행업체와 짜고 2015년부터 4년간 총 1만3096건의 대기오염 측정기록부를 조작하거나 허위로 발급받은 사건이다. 검찰은 7월 사건과 관련해 대기오염물질 측정값을 조작한 혐의로 4명을 구속하고 31명을 불구속기소했다.

오염물질 배출량 조작은 국민의 안전을 위협했다는 점에서 충분히 국정감사에서 비판할 수 있는 이슈다. 그러나 5개 석유화학 기업이 올해 4월 조작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이후 수차례 사과하고 재발 방지책을 내놓고 있는 만큼 국감에서 CEO급을 불러 호통만 치다 끝나는 ‘보여주기식’ 행동은 비효율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은 지난달 10일 권오봉 여수시장을 만나 “이번 사건으로 여수시민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분노와 실망감을 안겨줬다”며 “30만 여수시민에게 머리 숙여 사과한다”고 말했다 허 사장은 이어 “철저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 여수산단의 제1기업으로서 책임을 다해 나가겠고, 친환경 경영 마인드와 사회공헌 사업 등을 통해 지역주민과 상생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오염물질 배출량 조작은 정말 잘못한 일”이라면서도 “수차례 사과와 재발 방지책을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국감장에까지 총수나 사장이 불려오는 것은 비효율적인거 같다”고 말했다.

 

 

 

 

 

 

 

(선서자 왼쪽에서 2번째부터)김기태 GS칼텍스 사장, 손옥동 LG화학 사장, 이구용 한화케미칼 대표이사,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문동준 금호석유화학 사장이 2일 산자위 국감에 출석하고 있다.(김동규 기자)© 뉴스1

 

 


◇20분 발언 위해 3시간 기다린 사장들

2일 산자위 국감장에 5개 석유화학사 사장들이 모습을 드러낸 시간은 오후 5시 30분 경이었다. 이들 사장은 3시간가량을 국감장 옆 대기실에서 보냈다. 국감장에서는 약 1시간 정도 머물렀고, 이들이 실제로 발언한 시간은 총합 약 20분 정도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장들도 3시간 이상 기다렸지만 회사 관계자들은 국감이 시작되는 오전 10시 이전부터 나와 있다”며 “국감의 취지는 충분히 이해하나 이슈가 있을 때마다 총수나 사장을 부르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 더 신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환경부 국감에서도 5개 석유화학 회사 여수 공장장들이 증인으로 출석해 오염물질 배출량 조작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똑같은 문제에 대해 2개의 국감장에서 비슷한 사과와 재발 방지책이 나온 것이다.

오승민 LG화학 공장장, 고승권 GS칼텍스 전무, 김형준 한화케미칼 공장장, 박현철 롯데케미칼 공장장, 장갑종 금호석유화학 공장장은 “국민과 지역사회에 사과하고, 불미스러운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문제에 대해 한쪽 국감장에서는 사장급이, 다른 국감장에서는 공장장들이 증인으로 나왔는데 이들이 하는 말은 다 대동소이할 수밖에 없다”며 “증인 채택의 비효율적인 부분도 생각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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